교회를 옮기는 이유

떠날때는 조용히 떠나야 하는데..
이런 항변으로 조그만한 돌이라도 던져 놓으면
그 작은 물결이 생각의 자리로 이끌어 내지 않을까 하여
글을 적습니다.

사실은 작년에 떠날까 고민하다가 1년을 더 기도하면서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독교인이 사회에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몇 권의 책도 읽어보고 사복음서 중심으로 정독도 해 보았습니다.
그럴수록 괴리감은 커져갔습니다.
내가 교회를 개혁하는 주체자가 되자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나의 성향이나 나의 그릇으로 그러지 못함을 잘 압니다.
동참은 할 수 있을련지 모르지만 내가 앞장서서 나가지
못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그런 개혁을 일으킬만큼 윤리적으로 깨끗하지도 못하고
그런 개혁을 일으킬만큼 열정적이지도 못하고
그것을 감당할만큼 그런 사명을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의 개혁이란 말이 아닌 삶이 뒷받침될때 파급력도 있고
영향력을 가지며 이루어지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끊임없이 내면을 괴롭히는 주제가 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제대로 가고 있고 그 안에 속해 있는 나는 무엇인가?
라는 문제입니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너무나도 정교분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사실은 권력이랑 분리되어야 하는데 의미가 변질되어 버려서
말그대로 정치와 분리해 버렸습니다.
설교가 우리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듯이
정치 또한 그런 문제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한국교회는 종북과 죄의 프레임에 갇혀서 더 우선순위의
본질을 보지 못한다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가끔씩 기독교 환자라는 느낌도 듭니다.
일제시대의 기독교와 군사정권이후의 기독교는 너무 다릅니다.
행동하는 복음이었는데.. 군사정권시절부터는 미국의 관계개선에
이용되어지는 기독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교분리.
신앙인은 데모하면 안된다. 기도해야 한다.
오늘날의 이신칭의와 같은 논쟁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은 민주주의라는 훌륭한 제도를 허락해 주었습니다.
주권을 국민에게 모두 주었습니다.
너희에게 허락되었으니 잘 운영하라고.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도록 너희가 일하라고.
그런데 교회는 기도만 하고 있고
교회안의 행사에만 매몰되어 있습니다.
공부를 잘할려면 기도뿐 아니라 공부를 해야하는데...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심각한 문제에도 침묵하고
세월호로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침목하고
지금의 박근혜게이트가 터져나와도 그렇게 지원해 준 목사들의 회개없이
밑도 끝도 없이 우리의 죄때문이라며 회개기도를 촉구하면서 본질을 흐려 버립니다.
본질을 잡기 위해서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묵상하면 할수록
지금의 교회의 형태와는 이질감이 더욱 느껴집니다.
아마 한국교회는 동성애와 이슬람 문제를 약속해 주면
하나님 나라의 더 높은 가치인 작은 자에 대한 정책이 후퇴해도
그 후보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묻지도 않고 트럼프와 같은 그런 후보를 지지할 것입니다.
죄의 세력이라는 프레임에 넣기만 하면 모든 공식이 성립되어
기독교의 지지를 쉽게 얻고 기독교를 이용합니다.
설교와 정치에 대한 비판이나 독서를 통한 토론문화가 생겨나지 않으면
언론이 만들어 낸 그 프레임의 늪에서 허우적 될 것입니다.
지금의 ㅇㅇ교회는 개인의 영성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지만
위에서 서술한 문제는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곳으로 떠남으로 답을 찾아 보고자 합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소극적이며 이기적인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제 의견을 곡해할까봐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이 글은 저처럼 교회를 떠나라는 의도가 아닙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의도입니다.
정치와 교회는 분리될 수 있는지를..
각자 있는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했으면 하는
의도입니다.
섬기는 교회는 달라도
종국에는 다같이 칭찬받는 주의 백성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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